제목 : 스페인을 다녀와서...(1)
번호 : 22 작성자 : 김광연 작성일 : 2015-12-06 조회수 : 1768

여행은 항상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출발하여야 하며, 단 
며칠간의 객지에서의 일정 일지라도 온전히 그 곳의 매력에 푹
빠져서, 현재 살고 있는 이곳에서의 모든 것을 깡그리 잊어버리고
지내고 와야 하는 것이 진정한 묘미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여러가지로 복잡하고 불편한 속내를 가지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십여년만에 다시 가게되는 스페인(초등학교때 에스파니아 라고 배움)
이지만 그 때에는 유럽 전체 여행 일정 중에 잠깐 기차로 마드리드
에 들러서 하루 시내 관광하고 다음 날 비행기로 바르셀로나에 가서
시내 관광하고 그 다음 날 비행기로 이태리로 가는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었는데, 이렇게 스페인 전역을 정해진 시간안에 돌아보게 되는
일정은 낯설기도 하고, 국내 굴지의 여행사에서 주관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저렴하게 만들어진 패키지 상품이며,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함께 가는 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며칠전 파리에서 터진 IS(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무장테러로
전세계가 들끓고 있는데다 유럽여행은 취소가 잇따른다는 뉴스가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었기에 마음이 더욱 그러 하였습니다.

오후 근무를 마치고 집에서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T맵으로
확인해보니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제3경인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것이
빠른 것 같아 인천공항으로 향하였습니다.
예정시간보다 일찍 공항에 도착하니 눈가에 다크써클이 선명한,
피곤함이 역력하게 드러나 보이는 인솔자와 우리 대구팀들이 이미
모여 있었습니다.
다행히 아무 사고없이 전원이 제시간에 도착하여 입국심사를 마치고
순조롭게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카타르 항공을 선택한 것은 우선 타항공사에 대비 10킬로의
수하물을 추가로 허용하여, 1인당 총30킬로까지 가능하며,
입헌군주제 국가로서 국민1인당 소득이 세계1위인 카타르의 항공기
자체가 노화되지 않았고, 일반석 자리가 조금 여유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저희들은 카타르의 수도 도하를 거쳐서 마드리드를 가게
되는 조금은 긴 여정이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끝자락 3면이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이 조그만 나라
는 천연가스와 석유의 보고로 태어나는 순간 년1억의 소득이 보장되
며 세금, 공과금, 의료비, 교육비가 없는 세계 유일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비행기 차창밖으로 바라본 사막의 도시 도하는 불을 훤히
밝힌 높은 건물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갈아타고 인천에서 마드릿(현지 가이드께서 "드"를 빼고
발음한다고 하여서)까지 카타르 항공이 제공하는 총 3번의 기내식을
먹고서야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공항에서 버스에 짐을 싣고 고개를 돌려 현지가이드와 처음 눈을
맞추었는데 어디에서 뵌 분 같다는 말이 동시에 나와서나 초면의 경게심
때문에 서로 더 이상의 이야기는 나누지 않고 버스에 올랐습니다.

짧은 기간에 이베리아 반도 전역을 돌아 보아야 하는 빡빡한 일정
탓에 비행시간과 갈아타는 시간을 합하여 무려 20시간을 앉거나
선채로 날아왔건만 우리에게는 아직 가야만 하는 스케줄이 남아
있었습니다.

중앙일보 최정동 기자의 저서'로마제국을 가다' 1편에 "견고하고
상쾌한 체감을 보여주는 교각, 우아하게 반복되는 아치, 검은
화강암이 주는 묵직한 질감에 아! 아름답다."라고 서술한 로마의
수도교가 있는 세고비아로 갔습니다. 접착제도 쓰지 않고 화강석을
쌓아올린 건축물이 2천년 동안 원래의 모습대로 서 있는 것과 물이
지나가든 수로에 1928년에 현대식 수도관을 설치하여 아직도 물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다음 들른 곳은 '알카자르'(성 이라는 뜻의 아라비어 명칭)로서
에스파냐의 오래된 도시에는 대개 '알카자르'가 있었습니다.
이곳 세고비아의 성은 월드 디즈니의 만화영화 <백설공주>가 이곳을
무대로 삼아서 유명해진 곳입니다.
외관은 푸른지붕과 장엄한 외양으로 가파른 언덕위에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채 서 있었어나 내부에는 손도 대지 못하게 하는 그 시대의
각종 무기들로 가득 차있어 무기박물관을 연상하게 하였습니다.
세고비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고비아 기타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가이드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시 남쪽으로 달려 마드릿 시
내 한식집에서 두부찌개로 대충 식사를 마치고 도심에서 좀 떨어져
있는 숙소로 돌아와 꼬박 만 하루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누워 쉴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역시 패키지 여행은 예나 지금이나 식사와 숙소, 바쁜 일정 개구리
뜀뛰기 식 관광등 별로 변한게 없지만, 학벌 인플레와 자동차 산업의
발전 탓인지 인솔자의 수준과 단체 관광버스의 고급화는 확실한 변화
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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