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스페인을 다녀와서,,,,(끝)
번호 : 22 작성자 : 김광연 작성일 : 2015-12-07 조회수 : 1613

바르셀로나로 올라가는 긴 여정 중에 발렌시아에서 일박을 하고 아침 
일찍 호텔에서 조식을 서둘러 마친 후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몽골리안 BBQ로 마련된 중식당에서 바르셀로나 현지 가이드를
만났는데 인사하면서, 삼성의 입사후배라고 하는데 일면식도
없는데다 십년넘는 까마득한 후배인데도 불구하고 동년배 같은
느낌이 드는 이런 겉늙은 놈을 보았나! 하는 생각을 속으로만
하였습니다.

버스에 타고 부터 빠른 남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잠시
현지 가이드 없이 이곳까지 오면서 우리 인솔자인 최선생의
어눌하지만 진실성이 듬뿍 담긴 멘트를 듣고 즐겁게 오다가, 갑자기
시시끌렁한 농담을 섞은 되먹지 않은 저급한 말투로 시끄럽게 떠들어
대기 시작하니, 전체 분위기가 썰렁한데도, 분위기 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계속 자기 피알을 겸하여 지껄여대는 것을 보고 남은 일정이
조금 걱정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르셀로나로 올라가는 차장 밖 풍경은 남쪽지방의 끝없는 올리브
나무와 척박한 땅의 드넓은 평원지대와 달리 제법 푸른 산 모양도
보이고 경작되고 있는 논, 밭의 형태도 보였습니다.
가는 도중에 몬세라트에 들러 케이블카로 산 등성이에 12세기에
세워진 바실리카 성당안의 검은 성모 마리아 상에 손을 얹고 소원을
빌기 위하여 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잠깐 기도드리고
성당을 나와서 내려 올때는 산악열차를 타고 와서 다시 버스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바르셀로나 시내에 들어와 먼저 구엘공원을 둘러 보았습니다.
여기서 부터는 예전에 보았던 기억의 흔적들이 있어서 제가 구경하기
보다는 우리 가족들을 돌보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월요일이라
한가한 편이지만 그래도 군데군데 눈에 띄는 의심할 만한 놈들의
무리가 있어서 경계의 시선을 놓치지 않을려고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가우디의 최대의 걸작이라는 '사그리다 파밀리아'(성 가족)성
당을 관람하였습니다.

1882년에 착공하여 가우디가 사망할 때까지 43년의 세월을 바쳤고,
현재에도 건축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가우디의 사후에는 관광객 입장권과 기념품 수익 등 기부금만으로
공사를 진행중이며 사망 100주기가 되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 덧 저녁시간이 되어 버스를 타고 시내를 지나가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점등 된 각종 네온과
가우디의 공동주택 건물 '카시밀라'등을 카메라로 연신 찍어대며,
시간의 아쉬움을 달래어야 하였습니다.

저녁 식사후에 아쉬운 분들을 위하여 현지 가이드가 시내투어 옵션을
제안하였고, 우리식구 8명과 다른 손님1명 등 9명은 가이드를 따라서
시내에서 내리고 저희들은 외곽에 떨어져 있는 호텔로 향하였습니다.
말리고 싶은 마음이 꿀떡같았지만, 시간에 쫒기는 패키지 여행의
한계를 저렇게라도 풀어야지 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무사히
돌아오길 기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호텔에서 시내투어를 나간 사람들의 캐리어까지 내려서 좁은 로비에
들여 놓고 보니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우리 짐을 누가 손 댈까 염려되어 시선을 짐에 고정한 채 있는데
갑자기 누가 튀어 나가고, 우리 인솔자 최선생도 뒤따라 허겁지겁
나갔으나 날랜 강도는 이미 손가방을 가지고 시동걸린 차에 타고
튀어 버린 뒤였습니다.
우리 팀에 터진 두번째 사고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또 당하고 말았습니다. 최선생이 카운터에게 체크인 리스트를 주기
위하여 항상 몸에 지니고 있던 손가방을 잠시 내려 놓은 그 틈을
이용하여 잽사게 낚아채고 달아난 준비된 작전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투철한 직업 정신을 가진 최선생은 끝까지 체크인을 마치고
우리 손님들을 방으로 올려 보낸뒤, 혹시 범인이 주변에 가방이라도
버려 두었을까 둘러보았지만 허사였습니다.
돈과 스마트 폰, 태블릿PC, 선글라스 등은 그렇다 치더라도 여권이
당장 가장 시급한 당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일단 여권을 만들기 위하여 마드릿으로 가는 수 밖에 없었기에 현지
가이드가 들어오면 의논 해보기로 하였고, 그런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
도 모든 것을 자기 탓으로 여기고, 남에게 짐을 맡기고 중간에
내려버린 우리가족들 때문에 더 혼란스럽게 하여 미안하다고 하니,
절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 모습에 한참
후배이지만 배울점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로비에서 맥주 한잔을 하고 있는데 현지 가이드가 들어와서,
시내투어를 한 그차로 바로 마드릿으로 떠났습니다.
600킬로가 넘는 도로를 달려 거기에서 여권을 만들어서 내일 우리와
같이 돌아 갈 수 있을까? 모든 것을 하늘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낮에 검은 성모상의 손을 잡고 우리 모든 일행들의 무사
귀환을 기도한 사실에 조금은 위안이 되었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거제 김혜숙 팀장과 박지영샘,부산에서 온 여중동
창생 두분과 대전과 유성 지사장님,그리고 본사 석과장과 함께 조촐
한 파티로 마지막 밤의 예기치 못한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
며 보넀습니다.

아침 일찍 인솔자 역할을 하기 위하여 식당에서 우리 모든 일행들의
식사를 안내하고 짐을 챙겨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어제의 사고 때문인지, 아님 밤새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현지가이드도 조용하니 착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 몬주익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향하였습니다. 1992년 안선생의 유학시절 런던의
골드스미스 기숙사 휴게실 TV로 BBC 에서 생중계로 보았던 우리나라
마라톤 황영조선수가 1위로 그 언덕을 힘겹게 치고 올랐던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언덕에 직접 와보니 꽤 가파른 경사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다시 시내에 있는 피카소 미술관에 들러서 피카소의 바로셀로나
시절의 초기 작품들과 그 외의 많은 작품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여러
채의 집을 연결하여 만든 피카소미술관은 규모는 작지만 피카소의 숨
결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소년 청년시대 작품에 이어 청색
시대 입체주의로 넘어가는 작품과 동시대 툴루즈 로트렉과 마티스 영
향을 받은 작품들.. 또한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작품을 재해석하여
피카소만의 양식으로 표현한 작품들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점심식사를 하기 위하여 해변가에 있는 해물빠에야 집으로
갔습니다. 기대보다 못 미치는 빠에야를 먹고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마드릿에서 최선생이 여권을 만들어서 공항에 합류 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와서 모두가 올레를 힘차게 외쳤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짐을 컨테이너에 먼저 실어 보내고 검색대를 통과하
여 게이트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으니,정말로 짜-잔 기다리고 기다리
던 최선생이 피곤함속에 그나마 안도하는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어제 밤에 헤어지고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았음에도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돌아간다는 생각과 뭔가 아쉬움이 남는 듯한 묘한 분위기에 젖
어,에라 모르겠다.비행기 타면 잠이나 푹 자야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
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탑승 하라는 방송은 없고 계속
20분,30분,1시간 지연 된다는 얘기만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간식과 음료 쿠폰을 제공한다는 방송에 날카로운 촉으로 판
단하였습니다.
오늘 비행은 불가하구나. 그렇다면 이왕지사 이렇게 된 이상 어떻게든
지 도하까지 갈 수 있다면 거기가서 하루 묵게 된다면, 작은 도시 도
하에서 시티투어를 할 수도 있고 그러면 우리 땡이가족들이 좋아 할
수 있는 다양한 건물들을 볼 수도 있는데 하는 헛된 욕망이 생겼습니
다.
하지만 결국은 바르셀로나 공항 인근 호텔에서 예정에 없던 1박을 추
가하고 다음 날 똑 같은 일정으로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는 소리없이 내리는 눈이 저희들을 반겨 주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함께 한 우리 모든 땡이가족들 개개인에게 진심으
로 감사드립니다.여러분 덕분에 우리와 모든 일정들을 동행하신 어르
신들과 다른 고객 분들께서 저에게 여러분들의 칭찬을 많이 해주셨습
니다.착하고,예의 바르고,공손하고,조근조근 이야기도 잘 해준다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 주셨습니다.
바르셀로나 현지가이드가 마무리를 매끄럽게 하지 못하여 옥에 티였지
만 우리땡이 가족들이 전체 이끌어 준 여행 분위기는 한마디로 굿-잡
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하여 절실히 다시한번 깨달았습니다.이렇게 자유분방
하고 지칠 줄 모르는 우리들은 우리끼리 좀 더 여유로운 일정으로 다
녀야 여행하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구나 하는 사실입니다.
여행은 인생의 여로에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입니다.
그러러면 첫째 건강해야 하고,둘째 평소에 매사에 열심히 하여야 합니
다.그런 사람만이 떠날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8박9일을 아무 탈 없이 함께 해 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리
고, 내년에는 어떤 곳에서 어떻게 다시 만나서 어떤 추억들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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